태즈매니아에서 살아보기

삶이 캠핑이 되는. 태즈매니아

11월 18th, 2009 Posted in 여행 이야기


[Global Report]삶이 캠핑이 되는. 태즈매니아, 태즈매니아

일로 떠난 여행지를 개인적으로 다시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. 하지만 태즈매니아는 일로, 또 여행으로, 그것도 모자라 얼마간 눌러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었고, 또 실제로 그렇게 실천하도록 유혹했다. ‘아름다움’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 턱도 없이 모자란 자연 속에 숨은, 구구절절 사연 가득한 이야기들이 그렇게 오래 발목을 잡고 있었나보다.

류한상 writer / photographe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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태즈매니아의 서부, 플라이시넷(Frycinet) 국립공원 내의 에이모스 산(Mt. Amos)을 오르면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된다.


호주 여행은 호주의 작은 섬 태즈매니아였다. 우연히 찾아 온 출장의 목적지가 바토 태즈매니아였던 것. 사실 태즈매니아란 지명조차도 낯설어 출장을 가게 됐을 때 “그게 어디냐?”는 질문을 하기도 했었다. 그렇게 열흘간의 출장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, 길 안내를 맡아주었던 태즈매니아 관광청 직원에게 “꼭 다시 여행 오겠노라” 약속했고, 정확히 3개월 후 가족들과 함께 다시 태즈매니아 땅을 밟았다.

camping
전망이 좋은 곳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일도 자유롭다.

우리나라만한 땅에 인구는 단 50만 명!

태즈매니아는 호주에 속한 작은 섬으로,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같은 부속 섬이자 호주에서 가장 작은 주이기도 하다. 사실 작다고는 하지만 그 면적이 대한민국의 70% 가량 되고, 인구는 2009년 10월 현재 서울 양천구의 인구와 유사한 50만 명 정도. 쉽게 말해 우리나라 땅에 양천구 인구가 살고 있는 셈이다. ‘사람 만나는 일도 어렵겠군’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.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태즈매니아가 가진 자연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.

태즈매니아를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수도 없이 많다. 남극과 가까워 남극 탐험과 크루즈 여행의 전초기지로 이용되는 곳, 맛 좋은 태즈매니아산 와인, 오직 태즈매니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멸종위기의 동물, 태즈메이니안 데블(Tasmanian Devil), 호주에서 두 번째로 오랜 유럽 이민자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곳,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 ‘오버랜드 트랙’, 펭귄 서식지, 캠핑 여행의 최적지, 호주 사람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어 하는 곳 등 수없이 많은 말들로 태즈매니아를 대신할 수 있다.


1년 내내 캠핑하는 느낌
caravan park
기본적으로 온수샤워와 전기는 물론, 매점과 수영장, 빨래, 놀이터 등 호주의 캠프장(호주에선 Caravan Park 라고 부른다)은 그 시설 면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.

처음 태즈매니아를 여행할 때 그야말로 깨끗한 청정의 환경에 푹 빠져 버렸다. 음… 마치 1년 내내 캠핑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? 태즈매니아의 주도인 호바트(Hobart) 인근에 사는 동안에도 아침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면 상쾌한 공기가 폐부로 스며들고 그야말로 파란 하늘과 새소리로 아침을 맞을 수 있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.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느꼈었던 그 때, 아무런 거리낌 없이 태즈매니아를 목적지로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다.

04리치몬드 다리-호바트 인근의 오래된 마을, 리치몬드(Richmond)의 다리 풍경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.

다니던 직장을 아내와 함께 모두 떨쳐 버리고 두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태즈매니아에 도착해 일단 2주간의 캠핑카 여행을 시작했다. 캠핑카를 운전해 본 적도 처음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교통량이 적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운전할 수 있었다. 운전석이 반대이기는 하지만 2~3일 정도가 지나자 어느 새 반대쪽 운전에 적응해 있었다.


작지만 호주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는 섬

태즈매니아가 갖고 있는 캠핑카 여행의 매력은 무엇보다 짧은 이동거리로도 호주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. 호주 본섬을 여행할 때는 하루 이동거리가 적어도 250km에서 많을 때는 750km에 이르렀지만 태즈매니아에서는 길어야 100km 이내. 우리나라 면적의 70% 정도이기 때문에 2주 정도의 여행 기간이었지만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. 면적은 호주 본 대륙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지만 섬 안에 있는 지형과 자연환경은 호주 전체의 그것들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. 그것이 바로 호주 사람들이 태즈매니아 여행을 동경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. 호주 여행 중 만났던 사람들은 하나 같이 태즈매니아에서 왔다고 하면 꼭 가보고 싶거나 정말 좋았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. 한편 태즈매니아 사람들은 자존심 강한 섬사람다운 기질도 갖고 있어서 정작 호주 본섬을 북섬(North island), 태즈매니아를 본섬(Main land)라 부르기도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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크래이들마운틴-크래이들 마운틴은 태즈매니아의 유명한 트레킹 코스, 오버랜드 트랙이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 산으로 1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. 오버랜드 트랙은 7~8일에 걸쳐 북쪽의 도브 호수(Dove Lake)에서부터 남쪽의 세인트클레어 호수(St. Clare lake)까지 걸으며 태즈매니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다.

슬픈 역사의 땅, 태즈매니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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태즈매니아의 역사를 알고 나면 이 아름다운 자연 이면에 숨겨져 있는 비애를 느낄 수도 있다. 다름 아니라 유럽 이주민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곳이 호주 시드니였고 두 번째 정착지가 바로 태즈매니아의 주도 호바트였다. 당시 이주의 역사는 범죄자 유형의 역사와도 같은 것으로 이곳 태즈매니아는 도저히 도망칠 수 없는 천혜의 감옥이었다. 유럽으로부터 온 죄수들에게는 유형지로 선택된 태즈매니아의 아름다운 자연이 그들의 아픔을 더 크게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.

지금도 남아 있는 포트 아서(Port Arthur, 유럽으로부터 이주된 범죄자들이 수용됐던 감옥)에는 빵을 훔쳐서 태즈매니아로 이주된 소년부터 살인죄로 복역 중인 범죄자까지 다양한 수감자가 생활하던 당시 감옥의 생생한 현장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. 또 하나의 슬픈 역사는 20세기 초 이미 혈통이 끊긴 태즈매니아의 원주민의 이야기에 서려있다. 유럽 이주민들의 역사가 새로 쓰이면서 태즈매니아 원주민의 역사는 끝내 비참한 말로를 걷게 된 것이다.
언제나 치명적인 아름다움에는 시기가 따르는 법이다. 태즈매니아의 신비한 자연에 슬픔이 깃들어 있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는 아니었을까. 슬퍼서 더 매혹적인 섬 태즈매니아로 떠나는 여행은 시선을 붙잡는 풍경과 마음을 붙잡는 이야기들로 인해 중독되기 십상이다.
INFO. 여행정보
* 특산품 – 와인, 에일(Ale) 맥주, 양과 염소의 젖으로 짠 치즈
* 기후 – 봄 9~11월, 여름 12~2월, 가을 3~5월, 겨울 6~8월
* 시차 –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
TIP. 추천 캠프장 – 스탠리 캐빈 & 투어리스트 파크
L1030037
태즈매니아 서북부의 작은 도시 스탠리(Stanley)는 더넛(The Nut)으로 유명한 곳이다. 꼭대기를 칼로 쳐낸 듯한 모양새의 높지 않은 산이 바다와 맞닿은 곳에 서 있어 그 경관이 장관이다. 이곳에 있는 캐러밴 파크는 파크 내에서 더넛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바다와 맞닿아 있어 스탠리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캐러밴 파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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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aravan Park : Stanley Cabin & Tourist Park
주소 : Wharf Road, Stanley
전화 : 1800 444 818

10Taz
태즈매니안데블-전 세계에서 태즈매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로 귀엽기만 한 외모와는 달리 먹이를 먹는 모습은 무척이나 포악하다. 월트디즈니 만화 캐릭터 ‘태즈(Taz)’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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